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국민들은 고도 경제 성장기에 태어났습니다.
사람들이 한살한살 먹어갈 때마다 국가의 경제규모는 눈에 띄게 성장해왔죠.
특히 부모님세대(현재 60대 이상)는 어렸을 적에는 지독히 가난했지만 세계 10대강국에 들어가는만큼의 성장을 모두 경험한 세대가 되었습니다.
오늘은 우리나라의 인플레이션률로 보는 원화가치의 변화를 살펴보고,
'과연 원화는 얼마나 가치를 효율적으로 저장하고 있을까?'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1편. 거대한 인플레이션, 돈은 무엇이 고장이 나버린 것일까?" 에서 돈의 3가지 요소는
교환의 매개체
가치의 척도
가치의 저장
위 세가지라고 알아보았습니다.
이 원화가 돈의 3요소 중 하나인 '가치의 저장' 기능을 얼마나 만족하고 있는지에 따라 우리가 돈을 어떻게 모으고 저축할지에 대한 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겁니다. 우리는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면서 어쩔 수 없이 원화가치에 따라 평생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으니 말입니다.
가치의 저장은 쉽게 말해서 만원으로 오늘 사과 3개를 살 수 있었다면,
1년 뒤에도 사과 3개를 살 수 있는 구매력을 보존하고 있는지를 나타냅니다.
만약 1년뒤에 2개의 사과를 살 수 있다면? 원화는 1년에 대략 30%의 구매력을 잃게된 것이고,
만원을 저축한 사람들은 가만히 앉아서 30%의 손실을 본것이나 마찬가지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과 단일 품목은 작황상태나 유통, 계절, 수요 등에 물가가 영향을 받기에 한가지 품목보다는 나라전체의 재화에 대한 물가추이를 비교해보는 것으로 인플레이션을 유추해볼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인플레이션률은? (1965 ~ 2024년)

위 그래프는 1965년부터 2024년까지의 '소비자 물가 총 지수' 입니다. 인플레이션은 물가지수의 상승, 화폐가치 하락 현상에 대한 포괄적인 용어이고 이 인플레이션의 변화 추이는 바로 소비자 물가 지수로 판단해볼 수 있습니다.
약 60년 전 물가지수를 2.6으로 놓고 보면 2024년에 이르러서는 114.2가 되었습니다. 물가가 60년 동안 44배 증가했다는 이야기이며, 이를 쉽게 비교해보면 지금 100만원의 가치를 지닌 돈은 당시에 2만 2천원이라는 소리입니다.
당시에 2만원으로는 대가족이 소고기 파티를 하고도 남을 돈이었겠지만 지금 2만원은 한사람이 겨우 한끼 식사할 돈이 되어 버린것이죠.
소비자물가 상승률(%, 붉은색선)으로 보아도 80년대까지의 10%가 넘는 고성장을 끝으로 현재는 0~5%수준의 인플레이션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우리가 체감하고 있는 물가는 이보다도 훨씬 크죠?
몇 년전만해도 만원이면 충분히 한끼를 먹었었는데 요즘 회사들이 밀집되어 있는 곳에서 점심을 만원에 해결하기가 정말 어려워졌으니 말입니다.
소비자 물가는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는 항목, 변화가 없는 항목들이 모두 섞여있으므로 우리의 체감을 그대로 반영하기는 쉽지 않지만 그래도 나라 전체의 인플레이션 정도의 변화를 살펴보기에 이만한 지표가 없습니다.
위 그래프와 예시들로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인플레이션 수준은 너무 심해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자, 그러면 과연 우리나라의 인플레이션은 실제로도 너무 심한 것일까요?
대한민국 실질 GDP와 인플레이션을 비교하면?
우리가 알고 있는 국내 총생산(GDP)는 달러나 원화로 표시되며, 이는 화폐의 인플레이션의 영향을 받게 됩니다. 따라서 실제로 우리나라 경제규모가 얼마나 성장하고 있는지 알려면 인플레이션 수치를 제외한 실질 GDP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실질 GDP는 실제적으로 우리 경제가 확장되어가는 크기를 보여주는 것이고, 인플레이션은 경제가 확장되어가는 만큼 적절히 일어나야 돈의 수요를 따라갈 수 있을 겁니다.

자, 위 그래프는 소비자 물가 지수와 실질 GDP 지수의 추세를 비교해보면 매우 비슷한 추세로 상승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소비자물가도 빠르게 증가했지만, 우리나라의 실질 소득도 이에 못지않은 속도로 성장해왔으므로 우리가 겪는 인플레이션은 우리나라의 성장만큼 적절하게 일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것입니다.
심지어 2000년 중반을 넘어서면서 소비자물가 상승속도보다 실질 GDP 지수가 더 빠르게 증가하여 역전하는 구간이 생겼는데 이는 우리나라의 성장속도 대비 물가가 오히려 상승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하죠.
이 말은 인플레이션이 너무나 심해보여서 점점 살기가 쉽지 않아보여도, 우리의 경제규모는 오히려 더 성장하고 있었으므로 우리의 실제 생활수준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지난 시간 알아보고자 했던 우리나라의 적정 인플레이션 수준은 실질 경제규모 성장과 비슷한 수준이면 되는 것이고, 실제로도 매우 적정한 수준으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있음을 알 수 있죠.
이렇게 인플레이션과 실질 GDP 두가지 측면을 바라보면 우리나라의 인플레이션은 아주 이상적인 수준으로 잘 유지되고 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위 결론에는 함정이 있습니다.

위 그래프를 보면 원화의 본원통화량을 의미하는 M0(한국은행에서 찍어낸 돈의 양) 값의 비율을 보면 60년 동안 무려 825배나 원화 유동성이 상승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물가와 인플레이션이 40~50배 수준으로 오른것에 비해 너무나 많이 원화가 풀렸음을 알 수 있습니다.
새로 발행된 돈이 이렇게나 많은데,
인플레이션이 왜 이것밖에 일어나지 않은 것일까요?
이 사실을 어떻게 해석해야하고,
우리는 투자자관점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 수 있을지 다음편에서 계속 이야기를 이어나가보겠습니다.
💡 오늘 이야기를 한 줄로 정리해보자면,
"정부가 찍어내는 돈에 비해 소비자물가는 이상하게도 적절하게 오르고 있다."
우리는 다음시간에 이 이유에 대해서 조금 더 깊게 들어가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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