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편. 돈과 비트코인 IV - 주조차익 : 정부가 돈을 버는 고급진 방법

인플레이션, 세상에 돈이 풀리는 양에 의한 화폐가치 하락, 물가상승을 조금 고상하게 부르는 말입니다.

정부는 매년 돈을 찍어내고, 우리는 해마다 치솟는 물가를 체감합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돈을 찍지 않으면 경제는 멈춰섭니다.

이 모순적인 구조의 핵심에는 ‘주조차익(Seigniorage)’과 ‘인플레이션’이라는 두 개념이 숨어 있습니다.

지난 시간까지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자본주의의 구조적인 이야기를 나누었고,
그 핵심은 그 누구도 손해를 보고 거래를 하려고 하지 않으니 항상 차익인 부가가치(+@)를 원하며 이 차익들은 결국 돈의 수요를 형성한다는 것이었죠.

모든 거래에는 기본적으로 +@들이 모두 붙게되고 이는 거래가 활발하고 많은 국가의 경제규모가 상승하는 원동력이 됩니다. 동시에 커져버린 경제규모를 원할하게 돌아가게 하려면 국가에서 화폐를 찍어내서 '돈의 수요'를 맞춰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오늘은 우리가 모르고 지나쳤던 인플레이션이란 이름으로 돈을 찍어내는 일의 진짜 이유,
그리고 주조차익(시뇨리지)와 인플레이션에 대한 이야기 시작해보겠습니다.

돈의 생산원가는?

100원짜리 동전과 5만원권 지폐는 둘 다 실물로 존재하는 ‘화폐’입니다.
이 두 현금은 형태가 다르긴 하지만 분명히 돈에 적혀있는 명목가치를 보장 받을 수 있는 실물 돈 들입니다.

이 두 현금의 실제 생산원가는 각각 얼마일까요?

100원짜리 동전 : 약 190원
50000원짜리 지폐 : 약 200원

가치가 500배가 차이나는 두 화폐를 만드는 원가가 비슷하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일까?
nameRG.name

두가지 형태의 돈들은 대략 200원의 원가로 비슷하지만 이 두 돈들의 가치는 무려 500배나 차이가 납니다.

심지어 100원짜리 동전은 돈을 만드는 비용인 주조비용이 이 돈의 명목가치인 100원보다 비싼 190원이 넘어갑니다. 즉, 100원짜리 동전은 찍어내면 찍어낼 수록 국가에서는 거의 50%의 손실을 감수하면서 이 돈을 찍어내야하는 것이죠.

심지어 아직도 100원짜리의 수요가 어느정도 있으니 정부에서는 손실을 감수하면서도 돈을 찍어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반대로 5만원짜리 지폐를 봅시다. 이 5만원짜리 지폐는 주조비용이 200원에 불과하지만 명목가치는 그 250배에 달하는 5만원입니다. 즉, 5만원짜리 지폐는 찍어내면 찍어낼 수록 국가는 250배의 차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를 화폐주조차익(시뇨리지, seigniorage) 이라 합니다.

돈을 찍어내면 찍어낼 수록 정부 혹은 중앙은행은 막대한 차익을 얻게 됩니다.

이는 지폐로 만들어낸 돈들의 주조차익만을 말하는 것일 뿐입니다.
실제로 우리가 거래하는 수많은 돈들은 이제 실물로도 존재하지 않는 중앙은행의 부채로 잡힌 데이터 숫자들일 뿐입니다. 그렇다면 이 디지털 돈들의 주조차익은 어떨까요?

실물이 존재하지 않는 이 돈들의 주조차익은 사실상 무제한(♾️)이라고 보아야 합니다.

누군가가 의도만 가지면 거의 공짜로 무제한의 돈을 찍어낼 수 있다는 것이죠.

적정 인플레이션이란 존재할까?

그렇다면 기본적으로 자본주의 사회에서 요구하는 적정 인플레이션 값이 존재할 겁니다.
지난 시간에 알아본 대로 우리모두는 물건이나 서비스를 제공할 때 원가에 +@를 추가한 값을 원하기 때문이죠.

자유 시장경제라면 물건값을 너무 높게 잡으면 경쟁에서 도태될 것이고,
너무 싸게 잡으면 이익이 나질 않으니 경쟁과 최소이익의 중간에서 적정 인플레이션이 정해질 겁니다.

대한민국 법인사업체들의 부가가치율(%)
nameRG.name

그래서 여러 업종들의 평균 부가가치율을 알아보면,
위 표와같이 대략 27%의 부가가치율이 정해집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거래를 하는 모든 행위에는 약 27%의 +@가 생성되는 것이죠.

그런데 조금 이상하죠?

매 거래당 27%의 부가가치가 생성된다면 우리의 경제규모도 평균잡아서 매년 27% 이상 증가해야하는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생각의 흐름입니다.

우리가 그 나라의 경제 규모를 표현할 때 GDP(국내총생산, Gross Domestic Product)라는 지표를 사용합니다. GDP가 지난 해 대비 몇 % 상승했는지를 표시하고는 하죠.

만약 올해의 GDP가 100억이었다면, 이 GDP 100에는 올해 생성된 부가가치의 총액이 이미 반영되어 있는 경제규모입니다. 작년의 모든 거래와 올해의 모든 거래의 총 횟수나 금액이 크게 다르지 않다면 GDP 또한 거의 그대로 일겁니다.

쉽게 예를 들어 우리가 2만원짜리 치킨을 작년에 3번 먹었다고 합시다.
우리는 매 치킨 거래에 6000원씩의 부가가치를 치킨집 사장님에게 지불했고 3회 지불했으므로 18,000원의 부가가치를 창출시켰습니다.

올해도 마찬가지로 2만원짜리 치킨을 3번 사먹었으면,
저는 올해도 마찬가지로 18,000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했지만 작년과 비교했을 때 동일한 부가가치를 창출했으므로 저의 GDP에 대한 기여는 0원이 됩니다.

제가 치킨을 작년 대비 덜 사먹거나 더 사먹으면 비로소 GDP에 반영이 되는 것이죠.

내가 치킨집 사장님에게 지불한 돈 -> 치킨집 사장님이 또 다른 물건을 산 돈 -> 그 물건 사장님이 다른 물건을 산 돈이 계속 반복해서 작년과 동일하다면 우리의 경제규모는 성장한게 아닌겁니다.

부가가치율과 GDP 상승률 관계 : 작년보다 더 사거나 더 비싸게 거래해야 GDP에 반영된다.
nameRG.name

적절 인플레이션은 어떤 지표로 판단해야할까?

그렇다면 적정 인플레이션은 실질적으로 상승한 경제규모인 실질 GDP 상승률로 비교를 해보면 거의 정확할 것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모든 거래의 횟수 규모 등이 실질적으로 몇 % 증가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니까 이 비율로 경제규모가 상승했다면 우리나라에 필요한 실질적인 현금 수요도 딱 그만큼 더 필요했을 테니 말입니다.

대한민국 실질 GDP 성장률
nameRG.name

자. 대한민국 실질 GDP는 60년대 대략 10% 이상 상승해왔고,
점차 줄어들어서 현재 대략 2~3% 정도 매년 상승 중 입니다.

그러니까 경제규모가 실질적으로 상승되고 있는 실질 GDP 성장률을 보면 우리 사회에 필요한 실질 인플레이션 값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기준으로 보면 현재 매년 2~3% 수준의 인플레이션이면 아주 적절하게 돈의 수요를 제공하면서 물가상승이 폭발적으로 일어나지 않는 적절한 수치가 되는 것입니다.

물론 경제는 이렇게 단순하게 돌아가지는 않지만 그래도 막연하게 바라보던 물가상승률과 인플레이션들을 비교하는데 좋은 비교대상이 되어준다는 점에서 실질 GDP 상승률은 매우 좋은 지표가 됩니다.

💡 오늘 이야기를 한 줄로 정리해보자면,
"정부는 돈을 찍어야 경제가 멈추지 않고 돌아간다. 문제는 '얼마나' 찍어내느냐는 것"

다음 시간에는 현재 우리나라의 인플레이션과 실질 GDP를 비교해보고, 얼마나 원화가 필요이상으로 세상에 쏟아지고 있는지 그리고 그에 따라 물가는 얼마나 오를지에 대한 조금은 심각한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 무료 구독만 해도 매주 월요일, ‘주간 비트코인 뉴스레터’ 를 통해 자산시장과 비트코인 흐름을 쉽고 재미있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 더 깊은 전략과 비트코인 이야기들이 궁금하시다면 무제한으로 컨텐츠를 즐길 수 있는 [유료 구독] 을 추천드립니다.


Newsletter
인사이트 넘치는 새 비트코인 이야기들.
작가와 대화를 시작하세요.
1 이달에 읽은
무료 콘텐츠의 수

나머지?와 함께 진짜 비트코인의 본질과 마주하세요

무료 멤버쉽 가입만 하셔도 매월 4개의 글을 보실 수 있습니다.

Powered by Bluedot, Partner of Mediasphere
닫기
오프라인 강의 신청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