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편. 비트코인의 본질 III - 비트코인은 돈이다.

물, 우리는 살아오면서 물이라는 존재에 대하여 딱히 깊게 생각하지 않으면서 살아갑니다.

그런데 물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생존본능에 의해서 먹어야 살 수 있고,‌‌목마름의 원인이 이 물 때문에 일어나며, 세상의 많은 것들이 이 물로 인해 살아간다는 것을 굳이 누가 설명해 주지 않아도 잘고 있습니다.

왜 물에 대해서는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말을 못하는 동물이든 식물이든 물을 얻기위해서 혹은 생존하려고 물에서 빠져나오든 물에 들어가는 등의 본능적인 행동을 하게 될까요?

물은 지구에서는 생물들이 진화해오는 수억년의 그 긴시간 내내 생존에 가장 필수적인 존재였기 때문에 우리는 물의 특성과 필요성에 대해서 학습하지 않아도 무의식적으로 물에 대해서 이해하고 있는 것 입니다.

허준 선생님은 물을 효능에 따라 33가지로 구분했다. 비트코인 이야기 맞습니다. 도망가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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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돈이란 무엇일까요?

물과 똑같이 우리에게 생존에 필수적인 존재가 된 돈이지만 우리는 본능적으로 돈이 무엇인지 무의식에서 이해하기에는 돈과 인간이 공존한 시간이 너무 짧습니다.

그래서 돈이라는 것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 모두의 마음속에 나름의 해석을 하게 됩니다.

돈이 무엇일까?

돈이 무엇인지 생각해볼 시간을 가져봅시다.

"여러분에게 돈은 무엇입니까?"

대부분 철학적인 대답이 나올겁니다.

자동차가 무엇이냐는 질문이나 사과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비교적 좁은 답의 범위를 갖지만,
돈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은 삶이 무엇이냐는 질문처럼 예측할 수 없는 답들이 나오곤 합니다.

이는 돈이 결코 물질적인 것이 아니고 정의하기가 어려운 추상적인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스탠포드에서 진행했던 원숭이와 돈 실험에서 원숭이들도 돈의 개념을 이해할 수 있음이 증명되었다.

돈을 이야기하려면 경제학을 평생을 배워도 돈이 무엇인지 정확히 이해하기는 어려울 것 입니다.

따라서 정답은 없지만 그렇게만 접근하면 우리의 이야기를 시작도 할 수 없기에 우리는 돈을 이렇게 정의해보고 시작해봅시다.

"시간을 가치화 시킨 것"

잘 와닿지 않으실 테니 예를 한번 들어봅시다.

나는 시간 당 1만원을 벌 수 있는 사람이다.
과수원 주인은 시간 당 10개의 사과를 생산하는 사람이다.
나는 1만원을 주고 사과를 1개를 구매했다.

"나는 과수원 주인의 시간의 1/10과 교환한 셈이다"

이 말은 과수원 주인은 시간 당 나보다 10배나 많은 가치를 창출해내는 사람이라는 것도 내포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모든 거래를 돈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너의 시간과 나의 시간을 교환하는 셈이고, 너와 나는 또 다시 누군가의 시간을 교환하고 있는 셈이죠.

이 것은 모든 경제주체로 확대해서 생각해보아도 마찬가지입니다.

실제로는 훨씬 더 복잡하고 시간의 개념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많은 요소들이 있지만 어차피 정답이 없는 돈의 정의가 맞는지 아닌지에 힘을 들이지 말고 우리는 적어도 이번 편에서는 돈은 시간을 가치화 시킨 것으로 보고 이야기를 진행해봅시다.

시간이 곧 돈이자 생명인 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 인타임. 그러나 실제로 우리에게도 돈은 시간을 교환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

비트코인이 존재하기 위한 3요소

지난 시간에 알아본 대로 비트코인이 태어나고 존재하려면 3가지의 필수 요소들이 있습니다.

전기
컴퓨터
네트워크

이 세가지 기술을 인류가 갖지 못했다면 비트코인의 탄생도 없었을 것이고, 이 세가지 중에 단 한가지라도 활용할 수 없다면 비트코인도 더 이상 존재하지 못합니다.


전기는 에너지이며,
컴퓨터는 전기를 활용해 가치를 만드는 도구이며,
네트워크는 만들어낸 산물을 전달하는 전달 인프라입니다.

점토가 재료가 되어,
물레로 도자기를 만드는 도구로 삼고,
배를 통해 도자기를 옮기는 전달 인프라로 삼는 것.


사실 비트코인의 생산은 전통적인 물건의 생산과 동일한 구조를 갖고 있는 것이죠.

그러면 도자기를 만드는데 1만원이 들었다고 해봅시다.
도자기를 만드는 비용에는 점토 비용, 물레를 활용하는 장인의 인건비, 그리고 배를 통해 판매자에게 까지 도달하는데 들이는 비용을 모두 포함하는 것이 1만원이라는 이야기가됩니다.

이렇게 1만원을 들여서 만든 도자기를 8천원에 팔 수 있을까요?
뭐 한두번은 손해를 보고 팔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이렇게 팔았다가는 이 도자기를 둘러싼 모든 주체가 파산하고 말겁니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죠?

조선시대의 모든 강은 네트워크였고, 이 네트워크를 이용할 수 있는 도시들은 크게 성장할 수 있었다.

자, 비트코인으로 넘어와 봅시다.

도자기를 배로 전달하려면 비용이 꽤나 들겁니다. 그러나 비트코인의 인프라인 네트워크는 이미 비트코인 탄생이전에 전세계에 깔린 매우 강력한 정보 전달 인프라입니다.

비트코인은 이미 깔려진 이 네트워크라는 인프라를 매우 저렴한 가격에 이용하고 있어서 비트코인을 생성하는데 들이는 비용에 이 네트워크 비용은 무시해도 좋을 수준이라는 것이 조금 다르죠.

그러면 남은 것은 전기 비용과 컴퓨터 비용입니다.

컴퓨터라고 표현을 했지만 사실은 비트코인으로 보면 컴퓨터 = 채굴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채굴기는 매우 고사양의 연산력을 요구하는 매우 높은 수준의 컴퓨팅 파워를 요구합니다. 이 채굴기를 구매하는 비용은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도자기를 만드는데 물레에서 공장으로 바뀌면서 이전과 비교할 수 없는 생산력을 가진 것과 마찬가지로 비트코인도 채굴기의 성능과 규모가 커지면 커질 수록 많은 수의 비트코인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채굴기는 결국 반도체 업체들이 거대한 비용(시간)을 투자하여 대량으로 만들었고, 비트코인을 채굴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가진 시간의 가치로 환산할 수 있는 돈으로 채굴기를 구매할 수 있고 이 채굴기를 통하여 비트코인을 생산할 수 있게 됩니다.

따라서 채굴기 = 비용 입니다.

누구나 돈만 있다면 채굴기를 사고 기술자들을 고용하고 채굴장을 운영할 수 있으니 말이죠.

네트워크 = 무시해도 좋을 비용
채굴기 = 상당한 초기투자 비용

그러나 채굴기만 있다고 해서 비트코인을 생산할 수 있는 것은 아니죠. 중요한 것은 막대한 전기를 사용해야 비트코인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것 입니다. 채굴장은 거대한 공장이고 공장은 전기를 에너지로 하여 운용되어야 비로소 비트코인이라는 최종산물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재료가 되는 전기 = 비용입니다.

전기를 만들어 쓰던 이미 누군가 만들어낸 전기를 활용을 하던 전기는 비용이 됩니다.
만약 어떤 채굴장은 전기를 100% 태양에너지로 공짜로 만들고 있다고 해도 시간 당 생산되는 전기는 한정적이죠.

즉, 전기는 청정에너지라도 시간이라는 미리 끌어와 쓸 수 없는 또 다른 비용이 들어가고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시간을 끌어와 쓰는 대가로 비용을 들여야 합니다.

네트워크 = 무시해도 좋을 비용
채굴기 = 상당한 초기투자 비용
전기 = 끊임없는 비용

이 세가지의 콜라보로 탄생하게되는 비트코인이라는 산물은 그야말로 비용 덩어리 그 자체입니다.

즉,

비트코인 = 비용 = 돈

비트코인을 어떻게 경제적으로 쓰느냐.
비트코인을 어떻게 매매하여 수익을 올리느냐.
비트코인이 어떻게 금보다 좋으냐 안좋으냐.

이런 활용성을 따지기 전에

비트코인은 그 자체가 돈으로 만들어졌고,
비트코인 그 자체가 돈으로 이루어졌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꼭 비트코인이 어떻게 쓰여졌는지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은 비트코인 1개를 채굴하는데 1억이 넘게 들어도 채굴자들이 계속 채굴을 하고 있는 그 사실이 중요하다.

그래서 비트코인을 이해하려면 우리는 돈이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
"위에서 너가 시간을 가치화 시킨거라메?"

그것은 수많은 돈의 특성을 한쪽 측면에서 바라본 단편적인 모습일 뿐이며 돈이라는 복잡하고 추상적인 존재를 설명하기에 너무나도 부족한 설명입니다.

영원히 이 주제로 공부를해도 끝은 없겠지만 돈으로 이루어져 있는 비트코인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돈이 가진 특별한 특징들에 대해서 우리가 이해하기 쉬운 범위와 특징들을 알아보아야합니다.

강이 왜 0도에서 얼고, 왜 물고기들은 물에서 살수 있고, 왜 녹조가 생기고, 어떻게 깨끗하게 만들지 이해하려면 우리는 물의 물리, 화학적 특성들을 이해해야 훨씬 높은 수준에서 강과 바다를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이고,
비트코인을 이해하기 위해서 "돈이 가진 참 이상한 특징들"을 알아가야 하는 것이죠.

다음 시간에는 "돈" 에 대한 재미있고 이상한 이야기들을 시작해보겠습니다.‌